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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커피로스터 - 지난 이야기

하늘이푸른오늘 2014. 1. 28. 12:55

제가 초간단 자작 커피 로스팅기 제작방법이란 글을 올린 게 작년 5월 18일이니 벌써 8개월이나 되었네요. 그동안 커피를 잘 볶아먹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계실(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그 이후 여러가지 변화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그동안... 커피를 엄청 많이 볶아 먹었습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안주인께서 계속 커피를 마시고, 다른 분들께 선물하고... 하느라 일주일에 250 그램짜리 3번정도씩 볶고 있거든요.


우리집에서 그동안 구입한 커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8개월에 15kg 이니까 대략 한달에 2kg 쯤 볶은 셈이네요.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G2 알렌타랜드 [1kg]

인도네시아 만델링 G1 사리막무르 [1kg]


콜롬비아 수프리모 후일라 FNC [1kg]

브라질 옐로우 버번 NY2 17/18 파젠다 부르봉 [1kg]

에콰도르 SHB 로자 오가닉 [1kg]


케냐 AA FAQ [1kg]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G3 코체레(코케) 내츄럴 [1kg]


콜롬비아 수프레모 후일라 '피탈리토' FNC 스페셜티 [1kg]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G1 스페셜티 [1kg]


브라질 산토스 NY2 Scr.17/18 드라이드 온 트리, 파젠다 바우 스페셜티 [1kg]

베트남 로부스타 G1 사이공 하마 [1kg]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G1 내츄럴 알렌타렌드 [1kg]


파푸아뉴기니 시그리 AA [1kg]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G1 워시드 알레타렌드 [1kg]


그 동안 커피로스터의 구조도 여러번 조금씩 변경됐습니다. 불편했던 점들을 그때그때 바꿀 수 있는 게 자작의 장점이죠. 물론 큰 틀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래는 처음 제작 당시의 모습입니다. 꺠끗합니다. :)



제일 먼저... 아래처럼 뚜껑을 만들어 덮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철제 바구니를 적당히 구부려 덮은 겁니다. 채프... 그러니까 생두를 둘러싼 얇은 막이 로스팅 과정에서 사방으로 날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온 집안이 엉망이 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채프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뚜껑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멸치다시통 내부.... 멸치다시통이 가스렌지 화구보다 약간 크기가 큽니다. 그래서 중간부분만 불이 닿게 되어 양쪽 옆쪽에 있는 커피는 거의 안구워지고, 안쪽 커피는 많이 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바깥쪽에 있는 생두를 안쪽으로 보내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한 5-7cm 정도의 기역자 꺽쇠를 나사로 고정시켰는데, 보다시피 볼품은 전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옆구리쪽 통을 올려 놓는 부분을 깊이 팠습니다. 그리고 양옆으로 날개를 달았습니다. 좀더 불에 가깝게 하고, 뜨거운 바람이 통을 감싸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결과... 처음 커피를 구울때는 대략 12-15분 정도후 1차 크랙이 발생했는데, 현재는 8분 정도면 1차 크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커피통까지 올려둔 모습입니다. 멸치다시통이 너무 고생이 많네요. 검정에 찌들어버렸습니다. ㅎㅎ



이상입니다. 아래는 제가 구은 커피입니다. 제가 만든 통돌이는 커피가 구워진 상태를 볼 수도 없고, 온도도 체크할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커피콩이 터지는 소리를 의지해 굽는 시간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서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굽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떤땐 생각보다 강하게 볶아지고, 어떤땐 좀 약하게 구워지고... 



머... 그래도... 저는 이 정도에 아주 만족합니다. 우리집 커피를 선물해드린 분들도, 다른 곳에서 구입한 커피에 못지 않다, 어떤때는 훨씬 나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물론 그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믿지는 못하겠지만요. 


다만 조금 속상한 게 있다면... 250그램씩 4번을 볶으려면 거의 한시간이 소요되는데, 저는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 아침 점심해서 최대 정도뿐이 못마신다는 겁니다. ㅠㅠ 그래도 우리 마눌님의 행복한 커피 생활을 위해서 앞으로도 쭉~~ 달려야겠죠~~ ㅎㅎㅎ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