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캐싱

우주에서도 즐길 수 있는 보물찾기 - 지오캐싱(Geocaching)

하늘이푸른오늘 2010. 11. 10. 09:44
"GPS를 이용한 첨단 보물찾기"라고 정의할 수 있는 지오캐싱(Geocaching)은 전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포츠입니다. 현재 전세계에 숨겨져 있는 지오캐시는 123만개를 넘어섰고, 지오캐싱을 즐기는 분은 약 4-500 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오캐시는 기본적으로 GPS를 사용할 수 있는 야외라면 어디라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멋진 곳, 누군가에서 보여주고싶은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오캐시를 숨기는 방법은 지오캐시 숨기기 가이드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정말 아주 아주 특이한 곳에 설치되어 있는 캐시가 있습니다. 바로 지상 350km 높이에서 시속 27,740 km 의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지오캐시 GC1BE91(International Space Station) 입니다. 아래는 국제우주정거장 ISS 의 완성예상도입니다. 길쭉한 판들은 태양전지이고, 그 사이에 원통처럼 달린 것들이 모듈인데, 이중 하나에 지오캐시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 우주정거장에 지오캐시를 설치한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계속 이동중이어서 고정된 좌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N 45° 57.309 E 063° 21.017 라고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우주 정거장이 카자흐스탄 어디쯤에 설치되어 있다는 건 물론 말이 안되겠죠.

이 캐시를 설치한 분은 Richard Garriott 이라는 분으로 1개를 찾고, 4개를 설치하셨네요. 지오캐셔로서는 초보중의 초보입니다만, wikipedia 를 읽어보시면 1961년 영국에서 태어난  비디오게임 개발자이자 사업가라고 하며, 2008년 12월에 우주정거장에 6번째 민간인으로서 우주여행을 다녀왔다고 되어 있습니다. 무려 3천만불이나 내고 다녀왔다고 하네요.

캐시 정보를 읽어보면, 우선 이 캐시는 난이도 5, 지형난이도도 5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당연하겠죠. ㅎㅎ  이분이 우주정거장으로 우주여행을 갔을 때 러시아 모듈에 들러 이 지오캐시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캐시통이 아니라, 아래 사진처럼 218번 라커 자체가 지오캐시라고 합니다. 러시아 승무원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그리고 화재 위험성때문에 로그북을 넣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보시는 것처럼 트래블 버그를 부착해 두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캐시는 올해 2월달에 승인이 되었습니다. 무려 1년 2개월만에 승인된 것입니다. Geocaching.com 운영회사인 GroundSpeaks 사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었겠죠. 계속 움직이는데다 로그북도 없다면 이건 지오캐시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나니까요.

사실 위치가 뻔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 캐시를 쉽게,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양호한 건강상태와, 11박 12일 여행에 300억 정도를 낼 수 있는 경제력만 있다면요. :) 현재는 미국과 러시아 우주선을 타야만 갈 수 있지만, 현재 여러 민간회사에서 보다 낮은 가격으로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하니 미래에는 좀 낮은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이 지오캐시를 절대 찾을 수 없겠지만요."스미쏘니언 박물관에 전시되면 발견하겠다"고 써둔 로그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절대 없겠구요.

그래도 이 캐시를 찾은 분이 생겼습니다. 물론 FTF(First the Find)하신 거죠. OHL Hockey Guy 라는 분인데, 먼저 다른 분께 자기를 찍어달라고 한 뒤 그 사진을 붙여놓고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이런 캐시라면 찾는 분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찾을줄은 몰랐네요.


어쨌든 확실 한 거 하나!!!  If you hide, they will come(캐시를 설치하면 반드시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명제는 반드시 지켜진다는 겁니다. ㅎㅎㅎ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