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쿼드콥터

드론에 대한 여러가지 제약에 관한 생각

하늘이푸른오늘 2015. 7. 21. 12:44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서울에서는) 드론을 날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드론 날리기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특히 신경쓰이는 것이 있습니다. 항공법에 비행금지구역, 비행제한구역 등이 규정되어 있는데, 제가 가진 쿼드콥터(항공법에 따르면 무인비행장치)를 날려도 괜찮느냐는 겁니다.


원래 저는 비행금지구역에서는 날릴 수 없지만... 비행제한구역에서는 12kg 이내의 무인비행기를 높이 150미터 이내라면 아무런 제한없이 날릴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강북은 대부분 비행금지구역이니 이 마저도 힘들지만, 제가 일부러 그쪽에 가서 날릴 일이 없으니 그냥 그러려니 했고요.


그런데, 엊그제 서울대학교에서 F450 비행연습을 했다는 글을 올렸더니, 페친 한분이 비행제한구역이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꼭 확인하라고 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비행제한구역의 경계선에 위치해서... 확실히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일단 말이 나온 김에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 싶어졌습니다.


일단 요즘 돌아다니는 경고사항입니다. 군쪽에서 만들어 배포한 것입니다. (아래 비행제한구역선 제일 아랫쪽을 보면 서울대학교가 들어 있습니다. ㅎㅎ)



이 내용에 따르면, 비행제한구역에서도 드론을 날리려면 4일전에 수도방위사령부로 신고를 해야만 날릴 수 있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최대 2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라고 되어 있네요.


즉, 요즘 카드에 가입하면 공짜로 나눠주는 장난감 드론도 서울시내에서 날리려면 미리 신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광화문 앞에서 주먹만한 장난감을 날리면 벌금 200만원까지 처해질 수 있다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거의 전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수준이라고 뿐이 안보입니다.


어쨌든... 이 내용에 대해 좀더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다음은 국토교통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입니다. 제목은 "무인비행장치(드론), "이것만 지키면 모두가 안전해요!" 입니다. 일단 항공법에는 아주 복잡한 내용들이 많은데, 12kg 이내의 "무인비행장치"의 경우 "무인비행장치 조종자 준수사항" (항공법 제23조, 시행규칙 제68조) 만 지키면 된다는 내용입니다.


△ 비행금지 시간대 : 야간비행 (* 야간 :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 비행금지 장소
    (1) 비행장으로부터 반경 9.3km 이내인 곳
        → “관제권”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위험 있음
    (2) 비행금지구역 (휴전선 인근, 서울도심 상공 일부)
        → 국방, 보안상의 이유로 비행이 금지된 곳
    (3) 150m 이상의 고도
        → 항공기 비행항로가 설치된 공역임
    (4) 인구밀집지역 또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의 상공 (* 예 : 스포츠 경기장,각종 페스티벌 등 인파가            많이 모인 곳)
        → 기체가 떨어질 경우 인명피해 위험이 높음

    → 비행금지 장소에서 비행하려는 경우 지방항공청 또는 국방부의 허가 필요(타 항공기 비행계획 등과 비교하여 가능할 경우에는 허가)

△ 비행금지 행위
    - 비행 중 낙하물 투하 금지, 조종자 음주 상태에서 비행 금지
    - 조종자가 육안으로 장치를 직접 볼 수 없을 때 비행 금지
    (* 예 : 안개·황사 등으로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곳까지 멀리 날리는 경우)


여기에서 야간비행금지나, 낙하물투하금지, 육안으로 볼수 없을때 비행금지 등은 제 생각에 12kg 이하의 무인비행기의 경우, 금지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드론을 띄울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꼭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촬영의 목적상 야간 촬영이 꼭 필요할 수도 있고요, 시야가 안좋더라도 화재 발생현황을 촬영하려면 띄울 수 밖에 없죠. 또한 인구 밀집지역이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행사 촬영등을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싶은 경우는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요즘 왠만한 기체들은 자동주행이 가능하고 최악의 경우 원점회귀 기능도 있어 위험도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또 요즘엔 카메라나 초음파 기능을 이용한 충돌회피 기능을 탑재한 기체도 나온 것처럼, 기술은 점점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사고가 혹시 발생하더라도 이건 보험이나 개인적으로 충분히 처리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래도 위험하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으실 수 있으나, 그렇다면 모든 물놀이를 금지시키는 게 맞겠죠. 등산도 금지시키고 캠핑도 금지시키고 말이죠. "12kg 이하의 무인비행기"는 레저활동에 가깝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규정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사실 이러한 비행금지는 초경량 비행장치(약 150 kg 이하의 1인승 탑재 가능한 정도의 비행장치)를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조종자가 탑승한 경우라면 야간비행이나 육안으로 직접 볼수 없을때의 비행이 매우 위험하므로 금지시킨 것이지만, 무인비행기는 다르다고 봅니다. 그래도 위험하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으실 수 있으나, 그렇다면 모든 물놀이를 금지시키는 게 맞겠죠. 등산도 금지시키고 캠핑도 금지시키고 말이죠. "12kg 이하의 무인비행기"는 레저활동에 가깝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규정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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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비행기의 비행금지 장소를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비행장으로부터 반경 9.3km 이내인 곳 

→ “관제권”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위험 있음 

(2) 비행금지구역 (휴전선 인근, 서울도심 상공 일부) 

→ 국방, 보안상의 이유로 비행이 금지된 곳 

(3) 150m 이상의 고도 → 항공기 비행항로가 설치된 공역임


이중 비행장이 가까운 곳이나 150미터 이상의 고도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항공기와 관련된 문제는 아주 심각하니까요.


문제는 비행금지구역입니다. 특히 서울시민에게는 이게 아주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래가 중부지방의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을 표시한 것입니다. 휴전선 인근지역과 서울 강북 거의 전체가 비행금지구역입니다.



이 비행금지구역에서는 12kg 이하의 무인비행기도 띄울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장난감 드론도 못날립니다. 주로 항공사진 촬영에 관한 군사 보안 문제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저는 이것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드론을 이용한 주요시설 공격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겠죠. 


하지만, 적어도 일정 범위까지는 허용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무조건 막아서 선량한 국민들까지 범죄자로 만드는 건 좀 아니죠. 아래는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맨처음에 제시된 범법 사례입니다. 적어도 이런 것까지 범죄취급하는 건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사례 1] ◇ 서울시 중구에 사는 홍길동(32세, 男)씨는 휴일을 맞아 초등학생인 아들 길남 군(10세)과 집 앞 공터에서 중량 1kg 짜리 드론을 날리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장에 출동한 군 관계자로부터 법규위반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잠시 동행해 줄 것을 요구 받았다. → 사유 : 비행금지구역에서 허가없이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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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맨 앞에 올렸던 군부대의 지침에 따르면 서울 강북쪽 비행금지 구역 뿐 만 아니라, 나머지 거의 모든 지역이 포함된 "비행제한" 구역도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반 개인에게 4일전에 군부대에 허가를 받으라는 것은 날리지 말라는 뜻이나 다름없으니... 비행금지구역이나 다름 없습니다.


원래 항공법에 따르면 무인비행기의 경우 비행제한 구역에서 150미터 이하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날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항공법 시행규칙 제68조(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의 준수사항) 1항 3호에는 "3. 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관제공역·통제공역·주의공역에서 비행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는데, 나목에서는 12kg 이하의 기체를 관제권 또는 비행금지구역이 아닌 곳에서 최저비행고도(150미터) 미만의 고도에서 비행하는 행위는 제외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군쪽에서 서울시 인근의 비행제한구역에 대해 촬영허가를 받도록한 근거를 알고 싶어 안내서에 나와있는 수방사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하여 확인하였습니다. 담당자께서는 서울시 강북 도심쪽에 해당하는 P73 공역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R75공역에 대해서는 비행허가를 국방부장관에게 위임하였고, 국방부장관은 다시 수방사) 비행승인을 받도록 위탁하였다고 하네요.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6201호, 2015.4.20] 제41조(국토교통부 소관) ⑥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법」(이하 이 항에서 "법"이라 한다)에 따른 권한 중 국방부장관이 관할하는 공역(空域)에서의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권한을 국방부장관에게 위탁한다. <개정 2013.3.23.> 

1. 법 제23조제2항에 따른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계획의 승인 

2. 법 제38조의2제2항에 따른 통제공역에서의 비행 허가 

3. 법 제55조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른 같은 조 제1호부터 제3호까지 및 제5호의 행위에 대한 허가 

4. 법 제70조제1항에 따른 항공교통업무에 관한 지시 및 같은 조 제5항에 따른 항공교통의 안전을 위한 지시


보다 자세한 사항은 "P-73 인근지역 비행지침(2014.3.6)" 에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아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조사하니 참 허탈합니다. 국방부의 규정은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2kg 이하의 개인용 초소형 기체에 대해서 제한을 풀어놓은 항공법 규정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현재 국방부의 입장은 수도서울 P-73 공역 및 완충구역 비행통제 관련 협조사항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검색해보시면... 아마 2년쯤 전에 이 문서를 교육기관/행정기관 등 여기저기 엄청 뿌린 모양입니다.


아래는 전국의 비행금지구역/비행제한구역/RC비행장/초경량비행장치전용공역 등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원본은 여기입니다. 서울지역 인근에 있는 RC 비행장 정보만 조금 편집했습니다. 참고하세요.




결론적으로... 12kg 이내인 무인비행기라고 하더라도 서울 시내에서는 (허가를 받지 못하면) 날릴 수 없습니다. 예외로 현재는 가양대교 북단의 RC 비행장은 평일 포함 일주일 내내(야간 불가능) 날릴 수 있고, 신정교 RC 비행장의 경우 주말에는 날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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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도로 항공사진 촬영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에게 별도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영리목적으로 항공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초경량비행장치용 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며, 영리, 보도 목적의 촬영은 국방정보본부 보안정책과에 촬영허가신청을 하여 허가를 받아야합니다. 


또한 개인 취미로서의 촬영의 경우,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항공사진 촬영허가관련 주요 관심사항’에 따르면 ‘명백히 주요 국가/군사시설이 없는 곳이며, 비행금지구역이 아닌 곳을 저고도로 본인 책임 하에 촬영하는 경우 국방부가 규제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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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가 이 글을 정리하면서 관계규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항공법에서 12 kg이하의 초소형 무인비행기(드론)에 대해서는 초경량비행장치에서 분리하여 별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2. 비행금지구역에서도 일정한도 내에서는(예 : 카메라가 없는 초소형 무인비행기 혹은 1kg 이하의 무인비행기)는 자유롭게 날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비행제한구역에대한 신고/허가 는 폐지되어야 한다.
  4. 야간비행금지나, 낙하물투하금지, 육안으로 볼수 없을때 비행금지,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비행금지 등은 권고사항으로 바꿔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법령의 개정 뿐만 아니라, 국방부와의 협의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아주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그 전까지는 먼저 서울시에서 앞장서서 한강공원 등 누구나 쉽게 드론을 날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면 좋겠다 싶네요.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