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측량

영업용 차량 위치추적과 프라이버시 문제

하늘이푸른오늘 2008. 1. 17. 17:58
해태제과가 최근 영업용 소형트럭에 위치추적 GPS를 탑재한 것과 관련해 직원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원본은 중앙일보를 보시면 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회사측에서는 현장 영업용 차량에 GPS부착을 의무화하여, 습득된 위치정보를 이용해 영업직원관리에 적극 활용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일부에서 영업직원들의 개인위치정보가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것이 인권침해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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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프라이버시 혹은 인권 문제를 거론하여 업무 효율성 제고를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측에서는 GPS를 부착함으로써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GPS를 부착할 경우 물류비를 20-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GPS 기기가 흔해지고, 무선통신도 어디나 가능하니 당연히 GPS를 부착시키고자 합니다.

하지만, 근무자의 입장에서는 GPS가 족쇄나 다름없습니다. 영업용 차량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얼마나 머무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이 되니까요.

하지만, 생각해 보시죠. 회사 근무시간은 회사업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회사 업무에 충실하다면 GPS든 뭐든 위치 기록이 남는 것이 문제가 될 리가 없죠. 일본 방위성에서 간부들에게 GPS 휴대전화를 의무화하려는 시도(한겨레 기사)처럼 퇴근 시간 이후에도 사원들의 위치를 관리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요.

물론, 하루 종일 운전만 하는 것, 쉬운 일 아니니 당연히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휴식시간 없이 일한 척 했던 것이 GPS장치를 부착함으로써 불가능해졌다는 것이지만, 이 문제는 회사와 협상을 해서 몇시간 운전하면 몇 분정도 휴식한다는 등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지, 인권침해라고 반대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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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노동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가 근무시간에 딴 짓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낮에는 웹서핑이나 게임을 하면서 놀고 있다가 밤 늦게까지 남아서 야근 수당이나 챙기는 공무원들 많다고 욕을 하지만, 근무시간 중에 개인 업무를 보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나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경제에 게재된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미국에 비해 1.5배임에도 생산성은 68% 불과"하게 된 주요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기사에서 한국노동연구원에 있는 분도 "우리나라의 경우 느슨한 근무형태가 생산성을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근로시간 관리부터 타이트하게 바꿔야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비슷한 시도에 대하여 프라이버시니 인권이니 하면서 좋지 않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에서 치매노인들에게 GPS 방식의 전자팔찌를 착용하는 방안(KBS 뉴스)에 대해서 인권문제를 거론한 것이 대표적이죠. MBC 뉴스데스크는 물류회사 직원이 위치추적 결과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사건에 대해 "노동자들을 위성 GPS를 통해서 위치추적을 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네요.

성범죄자 전자팔찌

2007년 10월 법무부가 공개한 성범죄자 위치추적용 전자팔찌


정보화는 곧 프라이버시 침해의 가능성을 높이는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GPS는 위치추적 기능으로 인해 프라이버시 문제가 항상 뒤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효율성제고, 사회적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프라이버시 또는 인권 침해 가능성만 부각시키는 것은 결국 정보화로 인해 얻어질 수 있는 막대한 편익을 포기하자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