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캐싱

관악산에 보물(지오캐시)를 숨겼습니다.

하늘이푸른오늘 2010. 5. 10. 18:06
제가 요즘 좋아하는 취미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한가지는 360*180도 구면 파노라마이고, 다른 한가지는 보물찾기(지오캐싱)입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지오캐싱(GeoCaching), 그중에서도 제가 얼마전 보물(캐시, Cache)을 숨긴 경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사진을 촬영하러 다니면서 그 주변에 캐시가 있으면 찾고, 캐시가 있어도 시간이 없으면 지나가고... 즉, 주로 파노라마 사진촬영이 위주였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약간 달라졌습니다. 올해 초까지 제가 찾은 캐시는 불과 8개에 불과했는데, 지금 현재 52개로 늘어났을 정도로 지오캐싱 호감도가 급 상승중입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제 아이콘 아래를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에 찾은 갯수가 늘어난 것은 작년말에 오즈옴니아가 생기면서 언제 어디서든 지오캐싱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떄문이기도 하며, 얼마전 아산에 있었던 지오캐싱 모임과 남산에 있었던 지오캐싱 1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하면서 찾은 캐시가 한꺼번에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남산 모임에서 촬영한 기념 사진입니다. 


아래에서 삼각형을 누르시면 직접 360도 파노라마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기념사진에 촬영되신분들은 지오캐싱을 열심히 즐기는 분들 중 몇분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제가 찾은 캐시의 숫자가 늘어나자 이제는 제가 직접 캐시를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에는 아주 오래전에 설치된 캐시들만, 그것도 띄엄띄엄 있어서 쓸만한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캐시를 숨기기 위해서는 먼저 캐시통(캐시 콘테이너)가 필요합니다. 캐시통은 아주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데, 아무리 작아도 로그북(싸인 용지)는 들어가야 합니다. 지오캐싱 사이트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캐시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각통도 있지만, 특이한 모양의 캐시들도 있습니다.

좌측에 있는 그림은 녹슨 볼트 모양의 캐시입니다. 도시 내에는 이런 나사모양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만 설치한다면 일반인들은 도저히 구분하기 힘들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 이런 종류의 캐시인데,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설치했지만, 지오캐싱을 모르는 사람은 구분하기 힘든 이런 캐시가 많았으면 좋겠다... 는 바램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Geocaching.com에서 판매하는 캐시를 사용하려면 캐시통 자체의 가격보다 운송비가 더 드는... 한마디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발생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여럿이서 공동구매를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혼자서 자작하여 캐시통을 준비하게 됩니다.

아래는 제가 이번에 만들어 둔 캐시 콘테이너와 준비물들을 한꺼번에 촬영한 것입니다. 좌측 아래쪽으로 약간 큰 통이 보이고 그 위로는 필름통이 있는데, 모두다 스티커를 붙여두었습니다. 이 스티커는 지오캐싱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일부만 확대한 것입니다. 맨 좌측에 있는 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GPS 기기입니다. GPS가 장착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단한 캐싱은 언제든지 즐길 수 있지만, 아무래도 밧데리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전용 GPS 가 있으면 좋습니다.

가운데 위에 있는 초록색 네모는 제가 만든 마이크로 캐시입니다. 아주 작은 지퍼팩을 테이프로 감고 그 위에 자석을 설치한 후 맨 마지막으로 지오캐싱 테이프로 감쌌습니다. 당연히 이 캐시통에는 로그북 하나만 겨우 들어갑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건 외국 여행에서 남은 동전들입니다. 아... 오래전 사라진 버스 토큰도 2개 있습니다. 조금 큰 캐시통 속에 기념으로 넣어두기 위해 따로 모아밨습니다. 지오캐싱의 보물은 대부분 이 정도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머지 3개... 붓통처럼 생긴 건 제가 며칠 전에 만든 캐시입니다. 속이 빈 갈대를 크게 두개의 대롱으로 나누고 윗 대롱에 로그북을 숨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윗대롱과 아랫대롱은 연결이 되고, 연결을 시키고 땅에 꽂으면 그냥 보통 막대기처럼 보이죠. ^^

이렇게 특이한 캐시통을 만든 이유는 이런 막대기를 숨기면 누가 보더라도 의심하지 않을 만한 위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돌을 들추고 넣어두거나 의자 밑 같은 곳에 자석으로 붙여두는 캐시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누가 봐도 그럴 듯 한 캐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설치 지점의 환경과 최대한 어울리는 캐시를 만들 필요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얼마전 제가 오사카를 다녀오면서 지오캐시를 5개 정도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Blue White Red라는 이름의 캐시인데 힌트가 "look at each object from pedestrian walkway"라고 되어 있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보인다는 뜻이죠. 실제로 구글맵 스트리트뷰로 그 위치를 확인해보면 아래 처럼 파랑/하양/빨강 판이 설치되어 있고, 해상도만 좋다면 그 캐시가 이 사진에서도 보였을 정도로 눈에 띄는 장소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 들은 아무리 들여다 봐도 그게 캐시인지 모르고요.


보물(캐시)를 숨기는 방법은 지오캐싱코리아 사이트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하마군님이 작성해 둔 실제 가이드 1편2편을 읽어보시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캐시를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어쩄든... 지난 주말에 저는 관악산 등산로 주변에 4개의 캐시를 설치했습니다. 아래 그림이 제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인데, 별표로 표시된 것은 제가 설치한 캐시이고, 스마일 아이콘은 제가 찾은 캐시, 나머지는 제가 앞으로 찾아야 할 캐시입니다. 서울대학교 한가운데 있는 캐시는 2번이나 가봤는데 못찾은 캐시... ㅠㅠ 다음번엔 꼭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혹시 나중에 관악산에 오실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제가 숨겨둔 캐시를 찾아보세요~~

민, 푸른하늘

p.s. 오늘까지 관악산 캐시를 포함해서 총 7개의 캐시를 설치했는데, 아래 그림처럼 오늘(5월 10일) 그중 4개를 찾았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맨처음 설치된 캐시를 포함해서 아직 처녀인 캐시는 2개가 남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