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제일 후회가 되었던 것은 크루즈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스톡홀름에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래 예약을 할 때는 여유있게 잡는다고 잡았는데, 출발날짜가 가까워질 즈음 확인해 보니 첫날은 저녁시간뿐이 없고, 다음날은 오후에 바로 승선하는 스케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바빠서 결국은 꼭 가보고 싶었던 바사박물관 등 많은 곳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크루즈 승선이 17:00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로얄 캐리비언에서 운행하는 대부분의 크루즈가 오후 5시에 승선할 겁니다.) 그런데 탑승수속은 15:00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다보니 숙소에서는 적어도 14:30분에는 출발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적어도 13:30 정도에 시내에서 출발해야 하니, 이날 오전도 그다지 시간이 많지는 않았던 겁니다. 미리 계산을 못해둔 제 잘못이죠.
아침 일찍 서둘러 밥을 먹고 제일 처음으로 들른 곳은 스톡홀름 구시가지인 감라스탄(Gamla Stan)입니다. 먼저 흔한 감라스탄 뒷골목 풍경하나.
참고 : 빨간색 버튼을 누른 후, 마우스를 드래그하면 360도를 돌려가며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왼쪽위에 있는 "FULLSCREEN"을 누르면 큰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A ordinary side street in Gamla Stan in sweden
360 파노라마를 돌려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형적인 유럽의 도시들 처럼 거의 모두가 석조건물이고, 고도가 제한되어 높이가 거의 일정합니다. 무엇보다 유럽의 구도심을 걸으면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번쩍거리는 네온사인은 물론이거니와 간판 자체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다는 것입니다. 사실 간판을 잘 들여다 보시면 간판 하나하나가 예술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아래는 아주 얘쁜 간판 하나. 말그대로 ART네요~~ ㅎㅎ
아래는 무민(Moomin)이라는 트롤 캐릭터 등 여러가지 캐릭터상품을 팔고 있는 기념품 가게입니다. 여기 말고도 예쁜 물건을 팔고 있는 가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다음은 왕궁입니다. 아래 왼쪽편에 있는 건물이 왕궁인데, 정면이 공사중이라 이쪽에서 촬영하였습니다.
In front of the palace in sweden
왕궁의 다른 쪽 모습
스웨덴 왕궁은 현재 왕족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개방되어 있어 가능하면 꼭 들어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여유가 없다보니 "들어가보고 싶어?" "글쎄" "알았어. 담에 오면 들어가보지머" 이러고 말았습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파노라마를 돌리면 동상이 보일 겁니다. 이 동상이 있는 건물이 대성당(Storkyrkan)입니다. 대성당도 꼭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사진 촬영금지란 걸 알고 그냥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다음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노벨 박물관(NobelMuseet) 입니다. 역시나 비슷한 이유로 내부는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마눌님의 과학에 대한 무관심도 한몫 했구요. 그러고 보니 너무나 건성건성 돌아다녔네요. ㅠㅠ
Nobelmuseet - Nobel Museum in sweden
하지만 일반 관광객이라면 전혀 가보지 않았을 곳도 찾아갔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동상 (아마도) 입니다. 별달리 이름이 붙여진 것 같지는 않았는데, 만약 이름이 있다면 "외로운 아이"가 아닐까 합니다. 머리를 만지면 다시 올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반짝반짝 윤이 나고, 여러가지 동전이 놓여 있는 걸 보면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 하지만, 그래도 외로움이 가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보래색 꽃은 우리 마눌님의 선물... :)
아래는 파노라마...
Lonely boy the smallest statue in sweden
다음은 감라스탄 섬에 붙어있는 작은 섬에 있는 리다르홀멘 성당(Riddarholmskyrkan)입니다. 이곳도 물론 못들어가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들어가 본 곳이 없네요. ㅠㅠ
리다르홀름 성당의 모습.
==========================
Riddarhuset
==========================
리다르홀름 성당 인근에 있는 지오캐시를 하나 찾았습니다. 찾을 때는 몰랐는데, 이 캐시가 지오캐싱닷컴 블로그에 소개된 적이 있었던 캐시라고 되어있네요. 사실 캐시통 자체는 필름통이라 그저 그랬지만, 캐시가 설치된 위치 주변이 유서깊은 건물들이 많아 그랬던 게 아닐까... 합니다.
아래는 근처에 있는 공중화장실입니다. 어느 한쪽 구석에 있는 게 아니라, 광장 한가운데 있는게 특이합니다. 물론 깨끗하게 생겨서 경관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문을 잘 보시면... 남/녀/장애인 공용입니다. 우리 마눌님께서 화를 많이 내시더군요. 무슨 이런 선진국 화장실이 남녀공용이냐고요~ ㅎ
아래는 손잡이부분을 확대해본 겁니다. 아시겠죠? 이 동네는 화장실이 거의 다 유료입니다.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는 무료지만, 일반 건물의 화장실이나 공중화장실 모두 유료라고 보면 됩니다. 비용은 5 Krona, 약 850원 정도 되네요.
아래는 Mårten Trotzigs gränd 라고... 이 동네에서 가장 좁다는 골목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찾아간 곳입니다. 두사람이 마주치면 어깨를 비틀어야 겨우 지나갈 수 있을만한 골목입니다. 제법 운치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오더군요. 그러나 제겐 소문이 더 잘 난 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걸로 관광은 끝. 호텔로 복귀해서 크루즈 선을 타러 출발했습니다. 먼저 아래 구글맵에서 배모양의 아이콘이 로얄캐리비언 크루즈의 선착장 위치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열차표시가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입니다. 약 1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View 스톡홀름 in a larger map
지도를 확대해보시면 집모양 아이콘(제가 묵었던 호텔입니다) 좌측에서 선이 여러개 나오는 게 보일 겁니다. 이것들은 SILJALINE, TALINK 등의 대형 여객선 운항 노선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이걸보고 그곳 어디쯤에 터미널이 있는 걸로 착각했었습니다.
드디어 크루즈 터미날에 도착했습니다. 우선 여러가지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 두었기 때문에 간단히 몇가지 기본 사항만 적은 후, 바로 카드를 받고 들어갔습니다. 아래가 승선 수속하는 곳의 모습입니다.
여길 통과하면 바로 크루즈선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승선하기 직전 사진 한장. 제 우측으로는 기념사진 촬영하는 게 보일 겁니다. 저는 촬영하지 않았습니다만, 촬영한다고 반드시 사야하는 건 아니니까 촬영할 껄 하고 살짝 후회도 됐습니다.
아래는 방에 짐을 풀고 중앙로비로 나와 처음으로 한컷 촬영한 겁니다. 1년 준비끝에 무사히 크루즈에 성공적으로 승선한 자의 여유가 느껴지십니까? ㅎㅎㅎ
중앙로비는 여기에서 Centrum 으로 부르는데요, 여러가지 행사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앞으로 제 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이 이곳이 않을까 싶습니다.
Centrum은 4층부터 맨 윗층(10층)까지 뻥 뚫려져 있어서 4층에서 행사를 하면 사람들이 내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아랫쪽은 손님들이 모여있는 걸로 보아 Guest Services 가 있는 5층인가 보군요.
아래는 완전히 올려본 모습입니다.높은 층에도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고... 더 높이 창이 있습니다.
크루즈에 처음 승선을 하면 비상탈출 훈련을 하게 됩니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의무적으로 비상구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구명조끼 착용하는 훈련을 하게 되는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윗 사진은 비상훈련을 위해 모인 사람들 모습입니다. 승객들은 모두 비상집결위치 번호가 지정되어 있는데, 저는 15번이라서 이곳에 온 겁니다. 위로 구명정 밑바닥이 보이시죠? 만일의 경우에는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저 구명정을 타게 된답니다.
훈련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첫 소식지가 배달되었더군요. 아래처럼 생겼습니다. 물론 몽땅 영어입니다. 다른 언어들도 있는 것 같은데, 한글은 없습니다. 이걸 읽어보면 오늘 선내에 어떤 행사가 있는 지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우측에 보면 오늘 밤 02:00를 기준으로 한시간 거꾸로 돌리라고 공지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우리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했던 선택관광 티켓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좌측 2개는 헬싱키 시내관광, 우측 4개는 상 뻬쩨르부르크 시내관광코스입니다. 만약 배달되지 않았더라면 담당코너 찾아가서 문의를 해야 했는데 참 다행이었습니다. ㅎㅎ
약간 쉬다가 Aquarius Dining Room 으로 갔습니다. 크루즈에서 저녁은 항상 정찬으로 나옵니다. 전채, 메인메뉴, 디저트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죠. 오늘의 드레스 코드는 캐주얼(casual)입니다. 캐주얼은 그냥 평상복 입으면 됩니다. 반바지에 슬리퍼 끌고 가도 됩니다.
여기가 식당 우리자리 입니다. 카드에 보면 식사시간과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매일 동일한 자리를 가면 됩니다. 따라서 웨이터들도 매일 똑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선택한 달팽이 요리 전채.
아래는 먹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촬영한 메인요리 - 돼지갈비?
아래는 우리 마눌님이 선택한 디저트.
음식은 아주 맛있습니다. 꽤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먹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식사는 대체로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우리 식사는 6시부터였기 때문에 한 7시반부터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아무데나 앉으면 되고요.
Vision of the Seas 호에는 Masquerade Theater라는 극장이 하나 있는데, 이 극장에서은 거의 매일 여러가지 공연이 열립니다. 어떤 때는 영화도 상영해 주더군요.
오늘은 환영 공연... 우리 마눌님께서 피곤하시다고 하는 바람에 잠시 보다가 나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마눌님을 모시는 여행이니까요. ㅎㅎ
그리고 중앙홀에서는 연어로 초밥을 만드는 시범이 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소금을 뿌린후 문지르고, 향신료도 뿌리고, 마지막으로 아래처럼 무슨 야채? 허브? 같은 걸로 덮더니 랩으로 꽁꽁 감았습니다. 12시간 이상 보관하면 기름이 빠지고 향이 밴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만드는 방법을 시범을 보인 후, 예상했던 대로 시음이 있었습니다. 맛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제가 원래 훈제연어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약간 짭쪼름하면서 향이 가득한, 그러면서도 비린맛은 거의 없는 연어는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얼마나 흥분했으면 좌측에 있는 아줌마는~~ ㅎㅎ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아마 이때쯤이 9시 전후였을 것 같은데, 해가 10시 넘어서 지기 때문에 훤했습니다. 그래서 방에서 밖으로 나오면 어리둥절했던게 여러번이었습니다. 아무튼... 다리도 좀 쉴 겸해서 6층에서 소파하나 차지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경치가 환상이죠? 스톡홀름에서 출발을 하면 바로 공해상으로 나갈 줄 알았는데, 몇시간을 좁은 수로를 따라 가더군요. 좌우로 멋진 별장들이 많았습니다.
아래는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비됴. 함 보세요. 시원합니다~~~ 배경음악으로는 센트룸에서 연주하는 생음악이 깔렸네요. ㅎㅎ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