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좀 잠잠해졌습니다만, 2-3년전 VR(Virtual Reality)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회사들이 360 VR 카메라를 제작했습니다. 일부는 이미 사업을 정리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몇몇 회사들은 계속 신제품을 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360 파노라마 제작에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최근의 360 카메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일체형이면서 소형 카메라이기 때문이지만, 화질이 제 기준에는 너무 못미치는데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삼성 기어360 2016버전이 단종되면서 10만원 이하에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하나 장만하고선 조금씩 만지다보니 꽤나 재미있는 물건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어차피 화질이야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그냥 리모콘 단추만 누르면 360 파노라마가 촬영되고, 스마트폰으로 몇번 조작만 하면 쉽게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입니다. 요즘도 어디 나갈 때는 꼭 이녀석을 챙겨다닙니다. 기념할 만한 순간이 있으면 그냥 똑딱이 사진기 꺼내들 듯 기어360으로 한장 남기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동 360VR 서비스를 구현한 Cupix 의 기능을 테스트하던 중, 이 회사에서 보유한 여러가지 360 VR 카메라를 빌려줄 수 있다고 하여, 잘됐다 싶어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기어360보다 나은 기기도 있다고 알고 있으니 한번 비교해 보자고요.
일단 이번에 제가 만져본 VR 카메라들의 목록입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은 여기를 비롯해 여러군데에서 찾아서 비교해 본 것입니다. 이 표의 원본은 여기에 있으니 참고하세요.
원래 이 글의 목적은 이들 카메라의 사진 품질을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camera lens resolution chart" 으로 검색해서 나온 여러가지 도안중 적당한 것을 붙여두고, 일정한 거리에서 촬영해서 비교하는 방식으로요. (물론 엄격하게 비교를 한다면 촬영환경도 동일하도록 유지해야 하고, 비교도 좀더 과학적으로 해야겠지만...ㅠㅠ_
그런데 사진의 품질은 그다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해상도 차이가 있기는 해도, 원래 센서 사이즈가 동일하기 때문에 (고프로는 확인이 안되지만, 거의 1/2.3" 정도입니다.) 차이가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어쨌던 그러다보니 비교가 무의미해졌고, 그래서 동영상도 비교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위 표에서 보시면 동일한 센서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진해상도와 동영상 해상도가 다릅니다. 동영상의 경우, 많은 양의 자료를 처리하다보니 프로세서를 비롯한 하드웨어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사진품질의 경우에서도 보시는 것처럼, 단순 해상도로 비교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비교인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는 능력이 부족하여 그냥 동일한 지점에서 영상을 서로 비교해 보는 정도로민 진행했습니다.
그렇지만, 360VR의 경우 단순히 영상의 품질만으로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은 워낙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기때문에 누구나 쉽게 촬영하고 쉽게 감상하고 공유할 수 있지만, 360VR의 경우엔 사용법도 익숙하지 않고, 처리도 여러단계를 거쳐야 하며,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얼마나 쉽게 부드럽게,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까지도 함께 평가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머... 그래도 저는 계속말하지만, 전문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만큼 사진촬영하고, 비디오 촬영해서 스티칭을 한 뒤 유튜브로 올리는 과정에서 느낀 점들만 썼습니다. 물론 이것도 겨우 몇시간 써본 정도라서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을 고려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GoPro Fusion
- GoPro 앱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내가 가진 폰(A8)에서는 제어가 안된다고 나왔음. 보급형 모델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최신 스마트폰에서도 동일한 문제 발생. 결국 앱이 잘못된 것일 가능성 높음.
- GoPro Fusion Studio를 PC에 깔아서 사용. 자동으로 연결하여 360 사진/비디오로 스티칭 해주는데, 사용방식이 직관적이어서 어렵지 않았음.
- 하지만, PC에 USB로 연결하면 연결이 될때보다 안될 때가 많았음. GoPro Fusion쪽에 문제가 있는듯.
- 처리방법
- GoPro Fusion을 연결한뒤 Fusion Studio 실행. 아래와 같이... 여기서 왼쪽을 클릭하면 됨
- 이제 왼쪽에 리스트가 나타남. 여기에서 선택을 하고 [Add to Render Queue]를 눌러줌
- 선택끝나면 윗쪽에서 [RENDER(?)]를 누르고 아래쪽 [RENDER ALL]을 누르면 스티칭 완료.
- 사진 촬영 결과.
- 다른 기종에 비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깔끔한 편임.
- 음성으로 촬영 가능. 하지만, 리모콘이 없다보니(앱이 설치되었다면...앱으로 제어가능 했을 듯.)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사진 타이머 촬영이 불가능해서 멀리 떨어져서 촬영하려면 애로가 있을 듯.
- 좌측우측 사진이 따로 따로 저장됨(별도의 SD 카드에 저장됨. 각각 Fusion Back, Fusion Front로 나타남). 별도의 스티칭 프로그램 사용한다면 맞는 걸 찾아서 넣어주어야 하기때문에 어려울 수 있음. 하지만, 고프로를 PC에 연결하면 Fusion Studio가 자동 작동되고, 고프로에서 촬영된 사진을 선택하면 직접 처리할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어려울 이유가 없음.
- 처리된 비디오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짐. 원래 촬영한 원본은 각각 200MB 정도였는데, 처리 완료후 생성된 비디오는 2GB가 넘음. 5배 정도 커진 것. 이유를 모르겠음.
- 비디오의 품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도. 해상도도 뛰어나고 색감도 좋음.
- 특히 Stabilizer의 위력이 대단함. 거의 자이로를 사용한 것 같은 느낌. (Stabilizer 적용모드에 2가지가 있는데, Full Stabilization으로 적용하면 카메라 방향이 항상 동일한 방향으로 유지되고, Anti-shake를 적용하면 카메라를 기울였을 때 화면이 수평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음)
Gear 360 2017
- 사용방법은 이전 글 참조 : 2016/2017버전은 거의 동일함
- 앱을 사용하여 제어 가능. 별도의 리모콘으로도 제어 가능.
- 사진 품질은 별로 좋지 않은 편임.
- 비디오 품질도 그냥 그런 정도. Stabilizer가 있다고는 되어 있으나, 별로 잘 적용된다는 느낌은 없었음.
- 최대해상도(4096x2048)일 때 24fps뿐이 안되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음.
-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는 별로 2016버전보다 좋다는 느낌은 없었음.
- 다른 기기들보다, 핸드폰용 앱은 아주 좋은 편임. 특히 기기를 켜기만하면 핸폰에서 인식을 하여 자동으로 연결시켜주므로, 매우 편리함. (그래서 다른 기기들에는 앱이 안돌아가는 걸까?) 다만 갤러리 상태에서 기존 사진 리스트를 불러오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짜증스러움.
- 데스크탑용 프로그램은 ActionDirector라고 CyberLink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원래 비디오 편집용 프로그램이라서 360VR을 위한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아니며 산만해 보임.
- 공유 플랫폼이라고 제작한 samsungvr.com은 거의 버려진 자식느낌.
Gear 360 2016
- 사용방법은 이전 글 참조 : 2016/2017버전은 거의 동일함
- 화질은 과하게 Sharpening을 한 느낌. 잡음이 무척 많음
- 화질이 그렇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님.
- 그러나 Stabilization 기능이 전혀 없어서 비디오 보기는 불편함.
리코 쎄타 S
- Ricoh Theta S 앱을 사용하여 연결. Wifi로 연결하는데, 매번 기계를 켤 때마다 Wifi 설정을 바꿔주어야 해서 매우 불편함.
- 촬영하자마자 스티칭되어(기계에서) 스마트폰으로 전송됨. 전송되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10초 정도) 성능이 떨어지는 기기에서 스티칭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보임.
- 기기를 PC에 직접 연결해보면 촬영 원본은 없고 스티칭이 되어 있는 사진만 있음. (단, 비디오는 스티칭 되어 있지 않음)
- 따라서 앱을 연결하지 않고 기계만으로 촬영하려면, 셀프타이머 촬영이나 리모콘이 필요함.
- 사진품질은 거기서 거기 정도.
- 앱에서 비디오를 다운로드 받고 스티칭하는 속도는 평균적인 정도임.
- PC용 스티칭 프로그램은 가장 사용하기 편함. 그냥 사진/비디오를 끌어다 놓으면 됨.
- 비디오 품질은 예상처럼 가장 안좋음. 해상도가 너무 낮으며, Stabilization 기능이 없음.
- 데스크탑용 프로그램은 가장 편하다는데 직접해보지는 않았음. 특히, 방향 편집이 편하다고.
- 사진/비디오 공유사이트는 가장 편함. 현재도 잘 유지되고 있음.
LG 360캠
- LG 360 캠 매니저 앱을 설치하여 사용. 기기에 전원을 넣고 앱을 실행하면 Wifi 를 자동으로 잡아주어 사용하기 어렵지 않음.
- 앱에서 다운로드/스티치. 속도는 평균정도.
- 사진품질은 비슷비슷
- 비디오 품질은 그냥 별로... Stabilzation 기능 없어서 불편.
샤오미 Mi Sphere
- 매뉴얼은 여기
- Mi Sphere Camera 앱을 설치하여 사용
- 사진 품질은 그냥 그런 정도.
- 비디오 다운로드가 아주 불편함. 폰으로 다운로드 받으면 완료되는 게 아니라, 설정을 바꾼 후 (Gyro Stabiliztion 등) Export 를 눌러주어야 함. More(...)를 눌러야 하기 때문에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기 힘듦
- 한번 다운로드 받으면 이미 다운로드 받았다고 나옴. Export도 마찬가지.
- Full 해상도로 다운로드 되지 않음. 저장된 당시에는 210MB였으나, Export를 시키면 10MB(1440x720)로 줄어들고, 해상도가 으로 줄어듦.
- 그래서 결국 PC용 스티칭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작업함.
- 처리 속도가 매우 느림. (고프로 퓨전 스튜디오 작업에 비해 3-5배 정도 걸림)
- 비디오 품질은 별로 좋지 않은 편.
- Stabilizer 가 적용되었으나, 흔들림이 많이 남아 있음.
샤오이 Yi 360 VR
- Yi 360앱을 설치하여 사용. 사용하기 편리. Wifi에 자동 접속해줌.
- 사진은 별도의 작업없이 기기에서 직접 스티칭됨
- 사진품질은 비슷비슷
- 비디오 촬영시에도 실시간 스티칭이 지원됨. (단, 3840x1920까지 지원) 최대해상도로 촬영을 위해서는 실시간 스티칭을 꺼야 함.
- 데스크탑용 앱은 직관적. 바로 Drag/Drop 한 뒤 Stitch를 눌러주면 됨.
- 화질은 좋은 편.
- PC용 스티칭 소프트웨어의 속도가 아주 느림. Stabilize 모드 적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음.
- 아래는 Stabilize(EIS) 모드 적용한 버전. 맨 마지막에 한바퀴 돌았는데도 동일한 방향을 유지하고 있음. (이건 Gopro Fusion에서 Full Stabilization 을 적용한 것과 동일)
- 그런데... 데스크탑 버전에서 스티칭을 해보면 속도가 너무 느림. 테스트해본 기기중 가장 느린 듯. (샤오미 Mi Sphere 도 만만치 않게 느림) 스티칭을 할 때 영상매칭까지 고려한다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지 아닌지는 아무런 근거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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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4개의 비디오를 비교해 본 것입니다. 좌측아래 GoPro Fusion 이 제일 품질이 좋고... 시계방향으로 Yi 360VR, Gear360 2016, Gear360 1017 순서로 품질이 좋은 것 같습니다. (LG 360CAM과 Ricoh Theta S는 의미가 없어서 생략했습니다.)
이 그림 한장으로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전체적으로 비디오의 품질은 고프로가 확실히 뛰어납니다. 색감도 괜찮고요. (색감은 촬영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Ricoh Theta S나 LG 360CAM 의 경우엔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이지만, 다른 종류들은 거의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사진의 품질은 정말로 비슷합니다. 해상도만으로는 Ricoh Theta S 가 제일 낮고(15M(5376 x 2688), Gear 360 2016이 가장 좋은데(30M(7776x3888)) Resolution Chart상으로는 별로 차이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Gear360 2016은 해상도가 높고 구분도 잘되긴 하지만, 과하게 Sharpening을 적용한 것 같은 느낌이라서... 아마도 다른 사진들도 Sharpening을 더 적용하면 나아질 것 같아서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전반적으로 볼때... 제가 테스트해본 느낌으로는 아직 360VR이 보편화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기기 자체도 만만치 않게 비싼데다가(GoPro Fusion은 80만원대이고, 왠만한 제품들은 다 40만원대) 앱과 데스크탑처리 소프트웨어, 그리고 공유플랫폼 등이 (제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아직 정말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아니 아직도 너무 복잡한 것 같다는 게 결론입니다.
그리고 만약 360VR에 관심이 있다면, 현재 10만원대 이하로 구입할 수 있는 Gear360 2016버전이 꽤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데스크탑용 처리소프트웨어와 공유플랫폼은 엉망이지만요.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때가 오겠죠. 다음번 물결에는. ㅎㅎ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