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아주 딱딱합니다. 어려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자신있게 쓸 수 있는 주제도 아닙니다. 하지만 꼭 쓰고 싶었습니다. 사실 여러번 썼다 지우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 글도 두서가 없을 수도 있고, 근거 없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쓰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GIS 시장. 잘은 모르겠지만, 미국 ESRI에서 개발한 ArcGIS 라는 제품이 우리나라 시장의 거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나머지는 기타 외국제품,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품이 일부 사용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ArcGIS의 전세계 점유율은 30% 정도로 1위라고 합니다.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기능이 막강한 소프트웨어입니다. 데이터베이스 엔진부터 웹 클라이언트까지 모두 제공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ESRI 제품 점유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이유는 우리나라 SI 시장의 특성 및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공무원의 성향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고 해도 한 나라의 시장을 거의 모두 장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나라 제품들도 좀더 널리 사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제품들이 더 널리 사용되려면 좀 더 기능이 기능이 뛰어나야 할 겁니다. 특히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세계적인 제품들과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ESRI의 직원은 약 2,500명이라고 하는데, 지난 몇십년간의 개발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 GIS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특화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GIS는 서버로부터 편집기 데스크탑 클라이언트, 웹클라이언트 등 많은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한 두가지에 전념을 하고 나머지는 다른 오픈소스 GIS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오픈소스 GIS는 기본적으로 OGC 표준을 준수하므로, 인터페이스만 잘 설계하면 언제든지 다른 제품으로 대체도 가능하고요.
이왕이면 자신이 개발하는 프로그램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나라 GIS 기업들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지만, 소스를 가져다 쓰는데 치중할 뿐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오픈소스 GIS로 공개한다는 것은 그냥 내가 개발한 코드를 공짜로 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OSGeo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여러가지 테스트를 걸쳐 표준에 맞고 성능이 따른다는 인증을 받는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물론 오픈소스 GIS로 채택이 되면, 그리고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확인이 된다면, 전세계에서 버그를 잡아주고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해 줄 수있는 수많은 개발자들을 공짜로 확보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결론적으로 오픈소스 GIS로 개발을 한다는 것은 내가 잘하는 일부분에만 자원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이미 오픈되어 있는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증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기술자들을 공짜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되어야만 거대기업과도 어느정도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봅니다.
특히 해외에 진출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오픈소스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써야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GIS 업체는 외국에는 거의 안알려져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오픈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만이 그나마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죠.
아울러, 요즘 우리나라가 OECD로 편입되면서 여러 후진국에 원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잠깐 딴얘기 입니다만, 30년전까지도 원조를 받았던 나라가 원조공여국이 된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이 점은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요즘 들어 몇몇 업체에서 후진국의 지도제작쪽으로 원조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몽골, 카메룬 등이 그 예입니다.
요즘의 지도제작은 그냥 종이지도가 아니라 수치(디지털) 지도이기 때문에 적절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럴때 오픈소스 GIS 소프트웨어는 정말 좋은 대안이라고 봅니다. 일단 현재의 독점 소프트웨어보다 가격이 싸다는 게 장점이겠죠. 게다가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오픈소스를 쓰게 되면 (후진국에서 어느정도 기술력만 확보된다면)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합니다. 거의 모든 원조가 일회성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비용이 요구되는 독점소프트웨어는 방법이 전혀 없지만, 그나마 오픈소스는 가느다랗기는 하더라도 길이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위에서도 잠깐씩 언급했지만, 오픈소스는 공짜가 아닙니다. 기술이 뛰어나고,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면야 혼자 다운로드 받고 혼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겠지만, GIS 는 대부분 대용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사용자들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회사들이 여러가지 추가기능을 개발해 주기도 하고요.
대충 이정도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거창한 주제로 글을 쓰려니 힘드네요.ㅎㅎ 참고로 오픈소스 GIS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OSGeo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 지부는 여기 가입하시면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민, 푸른하늘
참고기사 : 전자신문 해외 정부 오픈소스 SW 도입 현황;
일단 우리나라 GIS 시장. 잘은 모르겠지만, 미국 ESRI에서 개발한 ArcGIS 라는 제품이 우리나라 시장의 거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나머지는 기타 외국제품,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제품이 일부 사용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ArcGIS의 전세계 점유율은 30% 정도로 1위라고 합니다.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기능이 막강한 소프트웨어입니다. 데이터베이스 엔진부터 웹 클라이언트까지 모두 제공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ESRI 제품 점유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이유는 우리나라 SI 시장의 특성 및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공무원의 성향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고 해도 한 나라의 시장을 거의 모두 장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나라 제품들도 좀더 널리 사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제품들이 더 널리 사용되려면 좀 더 기능이 기능이 뛰어나야 할 겁니다. 특히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세계적인 제품들과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ESRI의 직원은 약 2,500명이라고 하는데, 지난 몇십년간의 개발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 GIS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특화된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GIS는 서버로부터 편집기 데스크탑 클라이언트, 웹클라이언트 등 많은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한 두가지에 전념을 하고 나머지는 다른 오픈소스 GIS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오픈소스 GIS는 기본적으로 OGC 표준을 준수하므로, 인터페이스만 잘 설계하면 언제든지 다른 제품으로 대체도 가능하고요.
이왕이면 자신이 개발하는 프로그램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나라 GIS 기업들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지만, 소스를 가져다 쓰는데 치중할 뿐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오픈소스 GIS로 공개한다는 것은 그냥 내가 개발한 코드를 공짜로 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OSGeo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여러가지 테스트를 걸쳐 표준에 맞고 성능이 따른다는 인증을 받는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물론 오픈소스 GIS로 채택이 되면, 그리고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확인이 된다면, 전세계에서 버그를 잡아주고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해 줄 수있는 수많은 개발자들을 공짜로 확보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결론적으로 오픈소스 GIS로 개발을 한다는 것은 내가 잘하는 일부분에만 자원을 집중하고, 나머지는 이미 오픈되어 있는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전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증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기술자들을 공짜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되어야만 거대기업과도 어느정도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봅니다.
특히 해외에 진출하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오픈소스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써야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GIS 업체는 외국에는 거의 안알려져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오픈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만이 그나마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죠.
아울러, 요즘 우리나라가 OECD로 편입되면서 여러 후진국에 원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잠깐 딴얘기 입니다만, 30년전까지도 원조를 받았던 나라가 원조공여국이 된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이 점은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요즘 들어 몇몇 업체에서 후진국의 지도제작쪽으로 원조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몽골, 카메룬 등이 그 예입니다.
요즘의 지도제작은 그냥 종이지도가 아니라 수치(디지털) 지도이기 때문에 적절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럴때 오픈소스 GIS 소프트웨어는 정말 좋은 대안이라고 봅니다. 일단 현재의 독점 소프트웨어보다 가격이 싸다는 게 장점이겠죠. 게다가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오픈소스를 쓰게 되면 (후진국에서 어느정도 기술력만 확보된다면)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합니다. 거의 모든 원조가 일회성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비용이 요구되는 독점소프트웨어는 방법이 전혀 없지만, 그나마 오픈소스는 가느다랗기는 하더라도 길이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위에서도 잠깐씩 언급했지만, 오픈소스는 공짜가 아닙니다. 기술이 뛰어나고, 혼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면야 혼자 다운로드 받고 혼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겠지만, GIS 는 대부분 대용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사용자들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회사들이 여러가지 추가기능을 개발해 주기도 하고요.
대충 이정도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거창한 주제로 글을 쓰려니 힘드네요.ㅎㅎ 참고로 오픈소스 GIS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OSGeo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 지부는 여기 가입하시면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민, 푸른하늘
참고기사 : 전자신문 해외 정부 오픈소스 SW 도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