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제가 이제까지 디카로 촬영했던 사진들을 구글포토(Google Photo)로 올렸습니다. 정확히는 2000년 부터 2008년 까지의 사진만요. 그것만 12,000 장 이상이었습니다. 나머지는 계속 올릴 예정이구요.
올리는 건 엄청 쉽습니다. 저의 컴퓨터에는 연도별로, 그리고 찍은 날짜별로 폴더로 관리하고 있는데, 그걸 그냥 구글 포토사이트(https://photos.google.com/)에 끌어다 놓기만 하면 됩니다. 올라가는 속도가 빠른 건 아닌데, 아마도 인터넷 속도때문이라기 보다는 구글쪽에서 사진을 분석하고 처리하는 것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개인 사진인데 왜 올리느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컴퓨터에 넣어둔 사진들은 망실되기 쉽습니다. 구글포토는 그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자체도 영원한 것이 아니다보니, 가끔 아무런 이유없이 인식을 못한다던가, 일부분이 깨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저는 이런 두가지 경우를 모두 겪었습니다. 사진이 보관된 부분이 깨졌는지, 일부 사진들이 아얘 폴더째로 사라졌던 경우가 있었고... 한번은 하드디시크 전체가 문제가 발생해서 40만원씩을 들여 복구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백업을 받아두어야 하지만, 사실 여러가지 면에서 쉽지 않습니다. 정기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잊기 쉽고, 자동으로 백업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되지만 그것도 가끔 잊어버리고, 등등 하여튼 귀찮습니다. 그런면에서 구글포토는 사진에 관해서는 확실한 백업처를 한군데 더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특히... 얼마전까지 구글플러스(Google+) 사진 서비스에서는 약 2400 x 1600 정도까지만 무료로 저장할 수 있어서 DSLR로 촬영한 사진들의 해상도를 떨어뜨려야 했지만, 얼마전 구글포토(Google Photos)로 서비스가 변경되면서 1600만 화소, 대략 4600 x 3400 까지는 무료로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DSRL 사진의 원본을 그대로 저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사진을 저장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죠.
두번째, 검색이 쉽습니다. 구글포토를 사용하는 분들이 놀라는게 이 검색기능인데... 구글포토 맨위에 있는 검색 창에서 "개"라고 치면 개가 들어간 사진들만 검색해 줍니다. 아래는 제 사진들로 테스트해본 결과입니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아래 사진들중에선 한 15% 정도가 강아지와 관계 없는 사진들입니다. 물론 더 있을텐데 빠진 사진들도 있겠고요.
아래는 검색 창에 마우스를 클릭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아래에 제시된 건 구글이 알아서 분류해준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꽃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클릭하면 꽃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사진의 내용을 분석해서 이렇게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컴퓨터에 그냥 저장된 사진으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정확하지는 않다고 해도 가끔 사진을 뒤적거려 본다고 생각하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 기쁘게 해 줄 것 같습니다.
세번째, 사진을 조합해서 새로운 사진을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연속해서 찍은 사진이 있다면, 파노라마나 GIF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고, 눈을 촬영한 사진에는 눈내리는 효과도 넣어줍니다. 여러장을 조합해서 콜라주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사용자가 선택을 해서 어떻게 만들라고 지시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구글이 만들어준걸 봐서 저장할지 버릴지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언젠가 생기겠죠.
아래는 자동생성된 GIF 애니메이션입니다.
아래는 눈내리는 효과가 들어간 사진
아래는 제 사진이 콜라주된 겁니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효과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효과를 만드는 게 어려운 건 아니지만, 구글에서 자동으로 처리된 사진들을 보면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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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기능들은... 예전부터 있었던 구글플러스 사진 서비스와 그렇게 많이 달라진 건 아닙니다. 저장용량을 차지 않는 사진의 크기가 4배 이상 커진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그런데... 정말 큰 변화가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구글포토에 있는 사진이 구글드라이브처럼 컴퓨터와 연동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는 휴대폰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컴퓨터로 연동되도록 하고 있을 것입니다. 선을 연결하고 폴더를 지정하고... 등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휴대폰의 사진이 자동으로 컴퓨터에 저장되는 서비스로 여러가지 사진 서비스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드롭박스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디에서든 사진을 찍으면 드롭박스 클라우드로 올려지게 되고, 드롭박스가 설치된 컴퓨터에 자동 동기화 됩니다. 그러니까,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노트북이든 원하는대로 동기화시킬 수 있습니다.
구글포토의 경우에는(구글플러스 사진에서도 동일) 휴대폰 사진뿐만 아니라, 다른 기기로 찍은 사진들(저의 경우엔 가민 GPS) 도 연동됩니다. 가민 GPS는 Wifi 기능은 없으니, 선을 연결해야만 구글 포토로 올라가게 됩니다. 물론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들도 올릴 수 있고요.
그런데, 예전 구글플러스의 경우에는 구글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내려받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불편해서 여기저기 많이 검색을 해봤는데,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을 zip으로 압축해서 내려받는 기능은 있지만, 드롭박스처럼 동기화시키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그 기능이 새로 생겼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누구한테 소식을 들은 건 아니고... 뒤적거리다 보니 그런 기능이 있더군요. 구글포토 설정에 들어가면 아래와 같이 구글드라이브에 구글포토도 다운되는 옵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드라이브에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이 구글포토에 올려져 있는 사진들이 모두 년/월별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게 약간 불편하기는 합니다. 구글포토에 저장된 구조와 컴퓨터로 동기화된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쪽 사진을 저쪽에서 찾으려면 어디에있는지 알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머... 좀 있으면 바뀌겠죠. picasa와 연동되도록 변경될 가능성도 높구요.
또한가지 불편한 사항... 사진을 올릴때 분명 폴더구조로 되어 있었으니, 이걸 사용해서 앨범을 만들어줄 수도 있을텐데... 그냥 다 범벅을 만들어 놓는 것 같네요... 제 폴더명은 촬영시간과 촬영장소가 들어 있으니, 이걸 사용하면 잘 정리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이건 좀 아쉽습니다. 모두 지워버리고 새로 올려야 할지... 고민해봐야겠네요.
민,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