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공간정보산업과 측량의 미래

하늘이푸른오늘 2013. 3. 14. 13:49

제 요즘 생각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예전에 써둔 글인데, 그냥 묵혀두기 아까와서 공개합니다. 


공간정보산업의 미래


현재는 IT 혁명이 지배하고 있는 시대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개방과 참여, 공유를 기반으로 한 웹2.0이라는 개념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등의 기술이 또다시 세상을 흔들고 있다. 

IT 기술이 점점 발달함에 따라 공간정보 관련기술도 발달하고 있다. 종이지도를 스캐닝한 수준의 조잡한 인터넷지도가 나온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온 국민에게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에서 항공사진이나 전방위거리 사진 등으로 무장한 지도서비스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전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점점 가속화 될 것이다. 사람은 일차적으로 자기주변 환경에 어떤 것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받은 앱 중에서 지도관련 앱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GPS나 자이로센서 등을 이용해 지도와 주변 환경을 겹쳐볼 수 있는 증강현실 관련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위치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가지 위치기반 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가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하여 할인티켓을 제공하는 인근 레스토랑을 알려주는 등의 위치기반 마케팅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아직까지 프라이버시 문제 등의 해결과제가 있지만, 위치기반 서비스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언제 어디서든 공간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공간정보와 현실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현재 1/5,000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공간정보보다 훨씬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공간정보에 자신의 위치를 매칭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GPS 보다 훨씬 정확한 측위수단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측량산업의 미래


이처럼 공간정보산업의 미래는 밝지만, 측량 산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DEM 이나 3차원 도시모델 등 몇 몇 분야를 제외하고 공공에서 필요로 하는 지도는 거의 구축이 완료되었거나, 몇 년 안에 거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선진국 형으로 변화함에 따라 토목이나 건축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신규구축 시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기존 구축된 정보의 갱신 및 유지관리가 주요 업무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이다.

공간정보산업이 활성화되는 분야는 지도제작 등 데이터 제작 분야라기보다는 이를 응용, 활용한 대중적인 서비스이다. 구글에서 전 세계의 위성사진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주요 포털들도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러한 대중적 서비스는 지도의 활용을 높이지만, 누구나 무료로 고품질의 지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지도를 제작해야 했던 소규모 기관에서는 더 이상 지도를 제작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심지어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자체적으로 지도를 제작하기보다는 민간 회사에서 미리 제작해둔 데이터를 구입해서 사용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 활성화에 따른 보다 정밀한 공간정보는 기존의 기술로는 너무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제작하기 힘들다. 이러한 데이터는 보다 고도화된 자동화 기술이나 사용자 참여에 의한 방식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즉, 민간시장에서 요구되는 정밀한 공간정보는 기존의 측량 산업에서는 대응하기 힘들다. 

결론적으로 공간정보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겠지만, 이것이 측량업의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 경우, 측량 산업은 매우 고도의 기술을 지닌 첨단기술기업과 간단한 용역만을 대행하는 소기업 외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IT 기술이 뛰어난 업체에 하청기업으로 전락하거나, 보험 등의 타 업종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

대안


장기적으로 측량 산업이 정체 혹은 축소되는 경향은 막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관급공사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능력을 강화하고, 업무를 다양화하는 등의 변화를 모색하면 위기를 해쳐 나갈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먼저 기술력 향상이 필요하다. 측량 산업은 현재 거의 정형화된 업무가 대부분으로 기술력 향상이 매출 증대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러한 정형화된 업무가 줄어들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 경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개발해야 한다. ISO 나 OGC 와 같은 표준체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데이터 검증 체계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다. 

공간정보를 응용한 IT 분야의 전문가도 확보하여 응용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오픈소스 GIS 소프트웨어의 활용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술발전을 위해서는 비슷한 업체들과의 M&A 나 과감한 아웃소싱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재해 재난 등의 분야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맞물려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형도와 지적도를 결합한 응용분야를 개발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각각의 데이터를 따로 관리할 때는 불가능했으나, 결합함으로써 새롭게 가능하게 된 업무를 발굴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시장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자 측량분야와 지적 분야가 서로 상대방의 분야에 진출하려는 모습이 보이지만, 이 보다도 두 분야야 힘을 합하여 “준공측량” 과 같은 분야를 개척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에 보다 힘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의 ODA 위주의 해외사업 수주는 해외진출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해외의 거대 업체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 입찰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업체간 M&A 등을 통해 대형화 할 필요가 있다. 

측량 산업은 정체 혹은 축소가 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IT를 중심으로 한 기술력 확보와 함께 새로운 시장개척을 해야 한다. 그 결과 측량이 아니라, 진정한 공간정보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