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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va.org 그리고 팝펀딩...

하늘이푸른오늘 2010. 3. 16. 18:00
kiva.org는 후진국에서 자본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사이트입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영업자들에게 저리로 융자를 해주면 자영업자 가족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것을 본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년 3월부터 대출해주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총 15분에게 대출해 주었습니다. 그중에서 딱 1분이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고, 대부분 문제없이 대출-상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제 투자? 실적입니다. 총 15분께 대출해 드렸고, 저로 인해 kiva에 참여하셨다는 분이 6분, 그분들이 대출을 해주신 횟수가 11회. 꽤 괜찮은 실적이네요. 


아... 이번에 대출해 드린 분은 Elias Ruiz Sr.'s Group 으로서, 아래 사진처럼 총 19분으로, 2025 달러를 요청했는데, 현재까지 600불만 모급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혹시 kiva.org에 관심있으시면 이 그룹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참여하는 방법은 제가 처음 쓴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신용카드만 있다면 단추 몇번만 누르고 신용카드 정보만 입력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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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펀딩(popfunding)은 착한투자/품앗이대출을 모토로, 주로 정상적인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신용불량자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소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813 만명"에 달합니다고 합니다. 성인 다섯명중 한명이라고 하네요.

최고 대출 이율은 30%로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일반 금융 서비스에 비하면 이율이 높은 셈이기는 하지만, 대출 신청자의 입장에서는 몇백 퍼센트에 이르는 고리대금업자의 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오래전부터 팝펀딩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작년 6월 경에 가입을 했네요) 그런데 막상 대출을 해주려고 할 때 어려움을 느껴서 포기했었습니다. 그냥 어려운 사람을 위한 기부라면 간편하겠지만, 팝펀딩도 일종의 금융 서비스이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나 빌리고자 하는 사람 모두 여러가지로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사람은 투자하기 절차에 쓰여진 것처럼 우선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요, 투자 금액을 가상계좌를 통해 입금하고, 돈을 빌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상태를 꼼꼼히 읽어 본 후 갚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 그 분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제일 문제는 어떤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kiva.org와 비교를 한번 해보죠.

kiva.org는 한번에 빌려주는 최소단위가 25달러, 즉 3만원입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돈을 빌려줄 것인지... 별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들이므로 그냥 아무나 선택합니다. 물론 떼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회수율이 거의 98% 정도 된다고 하니까 별로 걱정하지도 않고, 설령 떼일 수도 있지만, 그정도는 그냥 기부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팝펀딩에서는 어떤 연유로 대출을 신청하게 되었는지, 상환계획은 현실적인지, 서류는 갖추었는지... 등등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 액수로 생각해 보면 팝펀딩에서는 최소단위가 1천원이기 때문에 그냥 기부하는 셈 칠 수도 있는데, 잘 갚을 것 같은지 아닌지 판단을 내리려니까 골치 아파서 그냥 포기해 버리게 되었드랬습니다.


팝펀딩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조사하기 힘들겠지만, 참가자의 상황을 종합해서 점수를 매겨준다던지... 아무튼 좀 더 쉽게 투자대상자, 혹은 대출대상자를 고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특히... 신용불량자에 대한 대출외에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후원과, 소기업을 위한 소셜펀드레이징도 있는데... 이런 것도 신용불량자에 대한 대출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참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학자금 대출의 경우... 저라면 성실한 학생이라는 것만 확인되면 설령 나중에 돈을 떼이는 한이 있어도 그냥 기부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참여자가 많지 않더군요. 홍보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기존의 대출과 개념이 다르다보니 기존 회원의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하여튼 저로서는 많이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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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보니 제가 팝펀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제 돈으로 참여를 한 게 아니라서 일단 상황을 보는 중입니다만, 나중에 정리가 되면 참여하게 된 경위와 처음으로 대출을 해주면서 느꼈던 점... 등을 나중에 다시 포스팅 하겠습니다.

사실 kiva.org를 통해 후진국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대출해주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일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게 맞겠죠. kiva.org처럼 적은 돈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버튼만 몇개 누르면 되는 시스템만 갖추어진다면... 저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민, 푸른하늘